이 책을 마츠텔인들의 후손들이 자신들의 선조의 무지함과 어리석음을 깨닫길 바라는 마음으로 무명의 젊은 사내 , 안타깝게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행진곡 : “ 마츠텔인의 행진 ” 의 작곡가 , 그리고 현재 전 세계 곳곳에 살고 있을 그들 의 후손들에게 바칩니다 1 1. - 서문 - 아래 발췌된 구절들은 신에서 믿음으로의 전이 - 또는 발전을 인류가 어떻게 신봉했고 , 노래했으며 상상 했는지에 대한 내용을 조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지 , 그저 각 권 ( 權 ) 의 현존 가장 권위있는 성경들에서 따온 것 임으로 보편적인 이 들을 대표하는 것이 아님을 앞으로의 야기될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밝힌다 작품의 구상에 영감을 준 소설 ( 모비 딕 : Moby Dick) 의 저자 , 허먼 멜빌 (Herman Melville) 에게 감사를 표하는 바 다 2 2. - 발췌록 - And God blessed them; and God said to them, b e fruitful and multiply, and fill the earth, and subdue it; and have dominion over the fish of the sea, and over the fowl of the heavens, and over every animal that moveth on the earth. Genesis 1:28 — 1890 Darby Bible “ 생육하고 전성하여 땅을 가득 채움으로써 땅을 정복하여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날짐승과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려라 ” “Trust in the LORD with all your heart, and do not lean on your own understanding. In all your ways acknowledge him, and he will make straight your paths.” - Proverbs 3:5 - 6 “ 너희는 온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의지하고 , 자기의 이해에 기대지 말아라 주께서 모든 방법으로 그를 인정하시니 , 그가 주의 길을 바로 가실 것이다 ” 3 “‘If you can’ t ?” said Jesus. “Everything is possible for one who believes.” Mark 9:23 – The Century " 만약 할 수 없다면 ?"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. " 모든 것은 믿는 자에게 가능하다 ” “Now faith is confidence in what we hope for and assurance about what we do not see.” Hebrews 11:1 – The Lexham English Bible “ 이제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에 대한 확신이고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확신입니다 ." 4 3. - 사전 - 마츠텔 ( M atsutel) : 필자가 착안한 가상의 조그마한 마을 프랑스의 극서쪽에 위치한 알프스 산맥의 중턱 어딘가의 협곡 밑에 자리한다 마츠텔인 : 마츠텔에 거주하는 사람들 플뢰헤 ( F lehe): 마츠텔의 북쪽에 약 20 여개의 집들로 이루어진 정착지 프랑스 북서쪽에 위치한 실제 지명을 필자가 따 왔다 플뢰헤인 : 플뢰헤의 거주민들 운터발렌 ( Unterwalden ) : 고대 스위스 연방 동맹에 속한 세개의 자치주 중 하나로 , 훗날 옵발덴 ( O bwalden) 과 니드발덴 (N idwalden) 으로 분리된다 아바돈 ( A baddon): 성경에 등장하는 파괴의 악마 5 4 - 본문 - 마츠텔인의 행진 - 말 그대로 이탈리아 북부의 작은 마을 , 마츠텔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행진이었다 마츠텔인들은 고대 스위스 , 운터발렌인 ( Unterwalden) 자치주인들 의 피를 이어받은 자들이다 마을은 특이하게도 두 개의 거대한 산 사이에 비좁게 , 가여울 정도로 좁은 공간에 끼어 있는 하나의 아담한 길을 중심으로 양쪽에 위치해 있는 작은 집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 길은 원래 작은 시냇물 줄기가 흐르던 곳이었으나 선대 마츠텔들 , 아니 플뢰헤인들은 세력다툼으로 인해 파리를 떠나 힘없이 이곳저곳 방랑하던 존재들이었음으로 , 정착할 수 있는 곳만 보였다면 앞뒤 사정 따윈 고려하지 않고 마을을 지었고 , 그 장소가 바로 현재에 와서 마츠텔이라 불리는 곳 이였다 양쪽으로 깎아내리는 듯한 절벽으로 둘러쌓인 이 마을의 집들은 모두 규격화되어 있었다 네 개의 기둥으로 지탱되는 작은 정 사각형 모양의 집들 두 개의 기둥은 땅에 , 그리고 나머지 두개는 절벽에 구멍을 파 그곳에 꽂아 두었다 그러나 , 그 좁은 길을 거슬러 올라가면 위치해 있는 20 여개의 집들은 여타 주택들과는 달랐다 넓고 호화로운 거실 , 방 등 모든 편의시설이 있었으며 , 시냇물 줄기를 흙으로 덮어버렸기에 물을 항상 외부에서 들여와야 하는 마츠텔에서만큼은 굉장히 귀한 물로 채워진 두개의 큰 수영장 또한 존재했다 그들은 선대 마츠텔인들 , 그러니까 플뢰헤인들의 정통을 이어받았단 의미로 자신들이 사는 구역을 플뢰헤라 칭했고 , 길 아래에 사는 마츠텔인들 – 그들은 플뢰헤인들에 대한 증오를 바탕으로 “ 저항하는 자들 ” 이란 뜻의 마츠텔로 자신들이 사는 구역을 이름 붙였다 그러나 , 이렇게 항 상 대립이 존재했음에도 플뢰헤와 마츠텔은 하나의 마을로 묶여 관리되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형식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, 가끔 이 하나의 마을이 잘 지내고 있는지 보러 그 거대하고 웅장한 마차를 타고 빙빙 돌아오는 조사관들이 그저 노트에 “ 이상 전무함 ” 따위를 적어가는 것이 전부였다 플뢰헤와 마츠텔은 세금 또한 내지 않았다 산골짜기 한가운데 인터넷 , 우편 시스템 등이 있을 리가 만무했고 , 또한 그들의 수입과 지출은 그 아담한 마을 안에서 대부분 해결되었기에 , 그들이 내는 세금의 양 또한 터무니없이 적은 관계로 정부는 그저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방치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1 900 년대에 시간이 멈춰있다고 해도 믿을 이 마을은 일년에 한번 , 굉장히 중요한 연례 행사가 있었다 그것이 바로 위 에서 언급한 마츠텔인의 행진이다 마츠텔인들은 그들이 겪는 부당함과 경멸 , 그리고 여러 가지 자원의 부족을 6 플뢰헤인들에게 표출하기 위한 수단으로 행진을 하였고 , 그 날 만큼은 플뢰헤인들은 모두 자신들의 문과 창문을 굳게 잠그고 집 안에서 쥐 죽은 듯이 숨어 지냈다 그 포악하고 요란하다는 플뢰헤의 아이들마 저 겁에 질려 침대 속에 숨어 그 날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원했다 대략 60 명의 마츠텔인들은 오솔길의 남쪽 끝에 모여 , 노래를 부르고 소리를 지르며 북쪽 플뢰헤를 향한 행진을 진행 했다 그러나 그것은 격노와 분노가 뒤섞여 보기 싫을 정도로 기괴하고 혐오스러운 감정이 지배하는 시위가 아니라 , 마을 삶들 모두가 하나의 단결된 목표를 향해 신나게 걷는 하나의 기념일이었다 그리고 오늘 , 오늘이 바로 마츠텔인의 행진이 있는 날이었다 아침 6 시 , 플뢰헤의 기상종보다 대략 두시간 정도 일찍 울리는 마츠텔의 청량한 종소리에 맞춰 기상한 사람들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기쁘고 설레어 보였고 , 그들은 곳 매년 행진의 수장을 자진하여 맡는 프리드리히의 지휘 하에 모두 우물 주면으로 모여들었다 프레드리히는 마을에서 가장 연장자로 , 가끔 정부에서 파견된 조사관이 오거나 아니면 마을을 대표할 일이 있을 때 그 역할을 착실히 수행하는 인물이었다 그가 입을 떼자 , 사람들은 모두 경청하기 시작했다 “ 자자 , 우리는 또다시 한번 우리 일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행사 , 신이 공평하게 나눈 권력을 독차지한 자들에 대한 처벌을 가하는 행진을 시작하려 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전해와 같습니다 그들이 나와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! ” 사람들은 환희와 희열에 휩쓸려 고함치기 시작했고 , 곧 행진은 시작되었다 마츠텔인들은 천천히 북쪽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들의 수는 많았으나 발걸음은 너무나도 가벼워 들리지 않을 정도였고 , 그들의 표정에는 알 수 없는 희망이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이 걷기 시작한 지 대략 5 분 정도 , 프뢰헤의 집들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을 때 ,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“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! ” 다 낡아 군데군데 헤진 , 맞춤 제작된 푸른 정장을 위아래로 입은 젊은 사내가 분노와 격분으로 가득 찬 홍조된 얼굴로 자칭 “ 마츠텔인의 행진 ” 을 가로막았다 그는 행렬의 정중앙을 가로막고 있었다 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 보이는 노장 , 프레드리히는 그의 앞으로 떨리는 다리와 함께 걸어가 눈을 마주쳤다 그의 전신은 심각하게 떨리고 있었고 , 그의 얼굴은 너무나 긴 장을 한 나머지 잘 움직이지도 않는 듯 했다 그러나 그는 , 마을의 대표자라는 지위와 역 할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이내 자세와 목소리를 가다듬고서는 소리쳤다 7 “ 감히 누가 가히 신성시되어야 마땅하고 그 어떤 것보다 중대하며 황홀하고 의미있는 행사인 마츠텔인의 행진을 방해한단 말인가 ! 야훼여 , 보고 있는가 ? 여기 이 무모하고 어리석다 못해 삶의 의미 , 가치 , 이유 그 모든 것이 전무한 , 인간이라고도 할 수 없는 이 자 – 아니 짐승이 우리의 행진을 가로막고 있다 ! 세 가지 규율에 따라 이 자를 처벌하거나 행진 밖으로 내쫓을 순 없겠지만 ,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의 이 모독적인 행위에 대한 처벌 – 아니 속죄를 이 젊은 청년에게 기꺼이 선물해야 할 것이다 ” 행렬에 속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인상을 찌푸린 채 그 사내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프레드리히는 그의 언변 , 또는 요설을 이어갔다 “ 아아 , 젊은이 , 나를 너무 원망하지 말게 이 작은 깨 달 음의 선물 은 , 마치 우리 , 아니 전 인류의 선조 , 아담과 이브가 금단의 열매를 취하고 깨 달 았을 수치심 , 다채로움 , 인류애 등을 자네도 같이 느끼게 해주는 그대 인생의 일생일대의 축배이자 속죄를 위한 독배 일걸세 실수의 대가로 자네는 양날의 검을 선물받을 것이네 한쪽 면 만을 취하던 , 아니면 양날을 모두 취하던 , 아니면 그 칼로 우리를 공격하던 , 우리는 개의치 않을 것이네 이 행진을 가로막은 죄에 대한 대가로 자네는 반은 선물이고 반을 처벌인 , 그런 신 비 한 물건을 선물받는 걸세 이게 얼마나 황홀한 일인가 ! 죄를 지었으나 선물을 받다니 .... 에이브라함 ( 소설 모비 딕 중 주인공이 탑승한 배의 선장 원칙과 규율을 철저히 지키는 것에 엄격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) 그가 봤다면 환장해서 고래고 뭐고 포기하고 배를 뒤집어 엎었을 거야 .... 끌끌 ” 주변의 마츠텔인들은 숨죽여 웃었다 웃음이 잦아들자 , 그 화창한 봄날 씨 에 새들이 지저귀고 꽃들이 노래해야 할 것 같은 광경에는 그 젊은 남자를 바라보는 싸늘한 시선만이 남아 있었다 마치 선물의 포장을 뜯으면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실체를 목격했 을 때와의 실망감과 같이 유난이 화창했던 그 날은 을씨년스러워지고 있었다 프레드리히는 남자에게 자신이 지니고 있던 작은 단도를 건네주었고 , 다시 조언을 계속해 나갔다 8 “ 이에 대한 감사의 표시는 우리와 함께함으로서 표출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군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는 행진에 반열에 오른 자 , 그것이 죄수던 , 평범한 시민이던 , 정부에서 일하는 나부랭이들이던 , 개의치 않고 품는다네 자네도 거대한 축복의 물결에 휘말려보세 그분들 – 아니 그놈들은 우리를 보고 깨닫겠지 ... 그리고 우리는 그분 – 흠흠 , 노쇠한 탓인지 계속 말이 잘못 나오는군 , 그놈들을 향한 행진을 그제서야 멈출 것이라네 그들이 깨닫고 , 완전한 속죄가 이루어지는 순간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거야 자네 따위가 우리를 멈출 수 있는 가능성 따위는 없네 일말의 그 썩어들어간 알량한 양심이 남아 있다면 , 우리와 함께 하세 이 얼마나 따사로운 봄날인가 그렇다면 ... 앞으로 ! ” 행렬은 또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내는 어느 새 행렬에 속해 있었고 , 그 주변을 지나가는 어떤 중년 남성의 부인을 향한 속닥거림을 듣고야 말았다 “ 일단 우리와 함께 가게 포용해 줍시다 조금 있으면 마음이 바뀌겠지 행진에 반대하는 어떤 자도 설득시키거나 어떻게 하든 끝까지 함께 해야 한다고 하지 않지 않나 ” 사내는 격분했다 세상 – 그 사내에게는 마츠텔이 세상의 전부였기에 – 이 자신에게 “ 어리석은 방랑자여 , 단념하라 ! ” 라고 소리치는 것 같았다 매우 불쾌한 분노와 슬픔의 잠긴 그의 주변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해주는 이야기는 행진에 참여하라는 권유를 내용을 주로 하는 덕담들이었다 그러나 세상이 그를 즐겁게 해주려고 할수록 , 그는 기쁨과 환희 , 희망과 설렘 , 은혜와 감사에서 멀어져 홀로 고독함을 까무러치도록 가슴 끝까지 느끼며 그의 심장 한가운데에서 끓어오르는 감정들을 분노로 전환하고 있었다 아아 , 홀로 소외된 가여운 자여 , 세상에 자신을 알려야 하지 않겠는가 ? 그들이 네놈을 이해해줄 수 있을 때까지 악을 쓰며 소리쳐야 하지 않겠는가 ? 버틸 수 있을 때까지 저항해야 하지 않겠는가 ? 어떤 적이던 목숨을 내놓고 맞서 싸워 이길 준비가 되지 않았는가 ? 지금 자네는 무패의 고대 운터발렌에 소속된 이들보다 더 처절하고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있지 않은가 ? 그들은 패배해도 자결이 라는 최후의 수단이 존재했다 그러나 지금 네놈을 보라 지금 당장 패배하면 모두가 너를 배척하는 이 결핍되고 굳게 닫힌 사회에서 평생을 고독함 만을 친구로 삼으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! 네놈에게는 자결할 용기도 , 대담함도 없지 않은가 ? 9 마츠텔인이여 , 일어나서 세상 끝까지 저항하고 발악해라 혹여 그 끝에 가서 삶의 연명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해도 이름 모를 사내는 일어났고 , 그를 지나쳐 흐릿해져가는 행렬을 먹잇감을 좆는 맹수처럼 맹렬히 쫓아갔다 행진을 다시 한번 가로막은 그는 노인에게서 받은 단도를 내팽개친 다음 , 우렁차고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목소리로 고함쳤다 “ 우리는 왜 우리 자신의 가난을 이런 식으로 표출해야 합니까 ? 왜 플뢰헤의 인간들이 우리를 이 해해주고 도움을 주길 원합니까 ? 가난은 극복하면 됩니다 가난에 대한 서글픔과 억울함을 우리는 왜 저들에게 표출하고 있는 겁니까 ? 그 지독한 가난의 원인이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 , 그 경멸을 기득권 쪽으로 돌리기 위한 명분 그 자체를 위한 행진이 이것 , 마츠텔인의 행진이 아닙니까 ? 그만둡시다 이런 거짓된 행위 – 이것이 우리가 그토록 존경하고 신성시하는 운터발렌 부대와 야훼에 대한 모독입니다 물 마저 독하다 불평할 그들이여 , 상처받아 아무 것도 삼키 지 못하는 용맹함 뿐인 사자들이여 , 포용이 아닌 흡수를 강행하는 괴물들이여 , 가디메데의 분노의 잔을 숭배하게 된 변절자들이여 , 여기서 멈춥시다 그것이 파멸을 멈추는 길입니다 저기 문을 굳게 잠그고 벌벌 떨고 있는 플뢰헤의 인간들을 보십시오 단순한 무력 앞에서 단숨에 무기력해진 저들이 과연 우리를 포용하고 이해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까 ? “ 젊은이는 너무 힘주어 말한 나머지 행렬을 좆아온 피로와 함께 겹쳐 그 자리에서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그러나 , 프레드리히의 손짓 하나에 그의 열띤 연설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그를 외면하고 오솔길을 따라 멀어져 갔다 사내는 모든 것을 잃은 표정으로 그들을 허탈하고 공허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아아 , 앞으로의 비참함 만이 존재하는 그의 앞날에 누가 감히 위로를 건네 줄 수 있을까 만약 있다면 , 그자는 지옥에서 비참한 삶을 예수의 탄생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구차히 연명해온 죄 없는 사탄뿐일 것이다 내가 가엾은 사내에게 기록자로서 건네 줄 수 있는 가능한 가장 축복받은 선물 은 하나님 , 아 물론 존재한다면 , 에게 이 자와 함께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뿐이다 만약 안타깝게도 내 요청을 거절하신다면 , 저 사내에겐 지금 절실한 믿음보다 슬픔을 나눌 지옥에서 온 악마들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이름없는 젊은이를 절망에 빠지게 한 마츠텔인의 행진 은 자신의 집 창문으로 그 행진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던 한 무명 작곡가에 의해 작곡되었다 곡의 이름은 “ 마츠텔인의 행진 ”. 여태까지 많은 초등학생들의 첫 악기 입문곡으 로 쓰이고 있는 곡이다 아 , 그리고 그 사내 에게 행진곡 안에 그를 기리는 작은 부분이 있음을 인지하길 바라며 앞으로의 아바돈과 같은 삶 전 무명의 작곡가에게 마지막으로 감사를 표해 보길 권한다 10 5. 해설 발췌된 어록 부분의 구절들은 마구잡이로 삽입된 것처럼 보일지언정 , 사실은 그렇지 않다 가장 위 구절은 여호와의 말씀을 , 두 번째 구절은 그의 말을 믿을 것을 , 세 번째 구절은 바 람 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, 그리고 네 번째 구절은 바람 은 확고한 믿음으로써 이루어진다는 뜻을 각각 내포하고 있다 즉 , 이 네 개의 각기 다른 권에서 따온 구절들을 합쳐보면 대략 “ 하나님을 말씀을 굳건히 믿음으로써 바라는 바가 이루어진다 ” 정도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문장은 성경 어디서나 나와도 이질감이 전무할 듯한 문장이지만 , 사실상 악명높은 악마들보다도 위험한 것이다 그것은 바라는 바를 이루기 위해 어떠한 짓을 저질러도 , 그것을 하나님의 말씀의 집합체 – 성경과 관련 지어 정당화할 수 있다면 문제삼지 않는다는 뜻이지 때문이다 또한 , 마지막 네번째 구절에서 믿음으로 바라는 바가 이루어진 다음 다시 첫 번째 구절 – 새로운 욕망 을 내포한 하나님의 말씀 으로 연장해도 일말의 의심이 들지 않는다 이것이 성경이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내포하고 있는 하나의 함정 같은 것이다 실제로 이런 믿음과 성취의 위험한 사이클은 성경 군데군데 , 아니 , 같은 권 안에도 셀 수 없을 만큼 내재되어 있다 필자가 굳이 각기 다른 권에서 구절들을 가져온 것은 비록 각기 다른 챕터들임에도 이 사이클이 이루어진다는 것 , 즉 , 성경 전체가 이 체인에 대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다 직접적으로 독자들에게 선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, 소설 속 마츠텔인들은 바라는 바 , 플뢰헤인들의 속죄 와 몰락을 위해 매년 같은 행진을 반복한다 그러나 , 그들의 리더 , 프레드리히의 품 속에 는 단도가 있고 , 행렬에 속한 사람들은 그가 농 담을 던 지면 웃고 사내에게 조언을 하면 째려보는 등 그를 맹목적으로 따른다 그러나 , 이렇게 많은 믿음과 바 람 을 이끄는 노장 , 프레드리히조차 진실 – 그들의 가난은 플뢰헤인들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들 의 탓이라는 것 – 을 젊은 사내가 밝혔을 때 , 몸을 덜덜 떨며 조언과 반 박을 시작한다 그러나 반박이 지속되고 주변인들이 자신을 믿는 다는 것을 실감할수록 그의 언어 는 점점 맹목적이고 극단적으로 변 한다 그 와중 , 그는 그의 말 군데군데 성경과 하나님을 언급하며 사내를 좌절 시킴과 동시에 정당성까지 부여한다 즉 , 행렬과 사내가 마주치는 장면은 잘못된 욕망 과 진실이 마주했을 때 , 욕망은 성경으로 정당성을 취함으로써 진실을 무시할 힘과 권한이 생긴다는 11 것을 묘사한 것이다 사람들은 성경과 진실 , 두 개의 절대적인 것이 만나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때 ,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그리하여 , 잘못된 바 람 - 행진은 앞으로 나아가고 , 진실 , 즉 사내는 뒤에 남겨져 행진에 서 복귀한 그들의 핍박과 괴롭힘을 처참하 게 기다려야 한 다 행진을 그릇 된 욕망 으로 묘 사하는 또 하나 의 장면은 바로 프레드리히가 단도를 꺼내들 때이다 그가 품속에 단도를 지 니고 있음은 플뢰헤인들을 죽이거나 협박하려는 목 적일 것 이고 , 그는 사내에게 최소한의 양보와 명분을 위해 단도를 건네 준다 그러나 , 단도를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프레드리히와 행진은 맨손일지언정 충분이 위험할 수 있다 거기에 더해 , 프레드리히가 플뢰헤인들을 지칭할 때 , 명칭에 존대를 붙일지 말지를 계속해서 헷갈리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사실 그는 플뢰헤인들을 우러러본다 결국 그들의 사과를 받아내고 싶다는 것은 , 그가 존경하는 부자들인 플레회인들의 자원을 나눠 갖 고 싶다는 뜻이고 , 결국 그 역시 대의명분이 아닌 개인의 욕망의 휘둘려 매년 행진의 리더를 자처해 맡고 있는 것이었던 것뿐이다 결국 마츠텔인 중 신을 진심으로 받드는 이는 없었고 , 모두 신을 자신의 바 람 과 욕 망을 정당화하고 그럴싸하게 꾸미기 위한 수단으로 밖에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게 얼마나 미련하고 우스운 일인가 필자는 전반적으로 성경을 자신들의 속죄 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주변인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고자 했다 언뜻 들어보면 자신들의 상황이 아닐 것 같기도 하지만 , 사실 거의 모든 기독교인들이 해당되는 사례일 것이다 법적으로 금지된 공공장소에서 구걸하는 거지에게 조금의 선심을 베풀 때 , 시험 중 정담을 공유하자는 친구의 부름에 응할 때 등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애써 성경에서 그에 대한 용서나 허락이 담긴 구절을 생각하거나 , 가정하는 경우는 번번하다 성경 이 쓰여진 지 오랜 시간이 흘렀고 , 그 구절들을 법과 규율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 접목시키기도 몹시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, 우리가 성경과 하느님을 바라보는 전반적인 시각 , 그리고 그것을 이해하고 우리의 삶에 접목시키는 방법을 새로이 개편하고 , 난제가 닥쳤을 때 , 그것을 여호와의 말씀이 아닌 개인의 판단과 자유의지로 헤쳐 나갈 용기와 기반을 이 단편을 통해 제공하고 싶었다 그러하나 , 필자의 의도와 작은 선물을 받지 못했을지라도 이 단편을 재미있게 읽었 다면 그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다 12